평상시 전국의 벽화마을을 찾아 돌아보는것을 좋아하는데
우연히 알게 된 마장동 피카소 벽화마을
피카소란 이름도 참 예쁘게 지은..
봄에 정보를 알아놓았다가 이번 가을에 다녀왔다.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올해도 넘어갈것 같고 또 재개발 할 산동네라니 헐리게 되면
못볼수도 있으니 서둘러 다녀오기로 마음 먹고 집에서는 다소 멀지만
설레임을 안고 떠난 곳.
마을을 찾자 신이 났고
어떤풍경을 만나고 어떻게 사진을 찍고
어떤 느낌을 얻어갈것인가~ 마음이 두근댓다.
한옥이 아닌 7~80년대식 주택가로 좁다랗고 가파른 골목에 아기자기 재미스런 벽화그림들과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베어있는 마을을 거닐면서
마음 한켠이 아려오기도 하고 또 좋기도 했다.
10년전부터 재건축에 들어섰지만 아직 결정된것도 없고 아직도 사는 집 빈집등이 섞여 있다고 한다.
그래서 골목이 말끔하진 않고 어르신들의 향기가 짙게 베어 있다는 것
텃밭에 채소씨를 뿌리던 할아버지를 만나 인사하니 반기시면서
이런저런 마을이야기도 전해주신다.
원래는 공동묘지자리였다가 한집 두집 집들이 들어서며 마을로 변하면서
그곳에 할아버지는 제 2의 고향이고 자녀분들을 키우시면서 40년을 거주하셨다고 한다.
앞으로 마을이 재개발 들어가게 되면 서운할것 같다는 말씀과
사진에 관심이 많으시고 사진을 배우고 싶다고 하신다.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10여분 나누다 인사를 하고 나머지 벽화을 구경하고 내려왔다.
벽화그림은 근처의 한양대생들이 그린것 같고
그림들중에 괜찮은 벽화그림들이 다소있어 한참 바라보고 감상하며
행복한 출사를 마무리 했다.
마장역 4번출구를 나와 바로 옆골목으로 들어서서 직진하면 세림아파트가 나오고
그 아파트 오른쪽으로 꺽어 걸으면 담벼락 사잇길로 피카소벽화마을이 나온다.
가는 길에는 정겨운 풍경과 작지만 정겨운 식당들도 여러 만나며 걷게 된다.
칼국수 수제비집, 돈까스집.백반집, 분식집 철물점 등...
빈집 지키는 나팔꽃.
나팔꽃의 그리움이 베어나는..
이 집 할머니는 어디로 떠나셨을까~
아니면 돌아가셨을까~
사람은 떠나도
사람 마음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것은 자연인것 같다.
마을에 들어서니 다소 열악해 보인다.
정겨운 마을 담벼락에 벽화그리밍 있는 풍경이 좋아서
아는 벽화마을을 찾아다니는 재미에 들린 나, 벽화를 찍어러 다니는 내가 조금은 미안한 마음에
조용조용 걷는 나에게 동네 할머님이 지나시면서 묻지도 않았는데 이러신다.
'빈집이 많아. 조심해서 다녀요~!'
'네~감사합니다. 계단 조심해서 내려가셔요. 할머니'
가파른 언덕쯤이 집인 그 할머니는 그렇게 일러주시고는 마을아래로 내려가신다.
벽화감상을 하면서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여러생각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가고 그려졌다.
어느 벽화마을이 다 그렇지만 벽화그림속엔 꿈과 희망, 그리고 재미와 행복이 뭍어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낙후된 마을은 이렇게 벽화그림을 그려서 마을을 더 환하게 해주는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된다.
굳게 닫힌 이곳에 언젠간 희망이 피어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처마틈에 삶.
얼마나 잘 먹는지 오동통한 개가 활~짝 웃고 있다.ㅎ
개가 활짝 웃는 모습처럼 빠른시일내에 좋은 보금자리가 되어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마을 뒤 좁다란 골목길에 어머어마한 크기의 기암이 자리하고 있다.
그 위에 주택을 지어 살았고 현재는 노후되어 재개발 위기에 놓여있는
앞으로 2년이 될지 6년이 지나 없어질지 모른다고 한다.
요즘은 보기드문 술병
이거보고 나는 제사주라고 부른다.ㅎ
제사때 잘 사용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라서..
할머니께서 꽃단장에 사용했던 거울인가~
먼지가 뿌옇게 뭍어있지만 이 모든것이 삶에 아름다운 흔적에 속하지 않니한가~
볼품없는 삶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과 빛, 그리고 희망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환하게 피어준 꽃을 보면서 한참 생각에 빠져본다.
가을답게 한들한들 코스모스가~방긋!
그림을 보니 최근에 그려진듯
아~! 추억의 간판을 여기서 만나다니..
그때 그 소리사, 금성삼성 판매점.ㅎㅎ
마음속으로 잼있어서 웃고 바라보고 사진찍고
아무튼 타 마을에서 새로운것도 발견하고 느끼며 생각을 할수 있다는게
참 좋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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