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 가득히 환상적인 순백의 화원을 거닐다. 지리산 천왕봉의 눈꽃산행
2015년은 지리산 눈꽃 산행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해돋이는 날씨에 따라 안되기도 해서 신년여행은 이제 눈꽃산행으로 바꾸었다.
훨씬 좋다.
31일밤 11시 서울을 출발해 지리산으로 달렸다.
가면서 보신각 타종을 들으면서 소원과 다짐을 하면서..
산청에 도착할 즈음 휴게소에서 따뜻한 밥을 사먹고 산청 중산리에 3시50분 도착.
벌써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모자라 주차장 아래 길가에 대놓는다.
일출보러 전날 천왕봉 가신분들이 많았나보다.
갑자기 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으로 새벽공기가 장난 아니게 엄청 추웠다.
그래도 새해 첫 지리산 눈꽃산행을 한다니 마음이 설레인다.
새벽 4시30 장비를 꾸리고 해드랜턴 밝히고 출발
기온은 뚝 떨어진 새벽공기지만 걸어 올라갈땐 그렇게 춥지만은 않은 느낌
공기가 참 상쾌했다.
혹여나 맷돼지라도 나올까~
아니면 어떤 짐승이라도 나올까~ 은근 겁도 먹음서
올라가는데 눈까지 내려 눈 맞으며 산행을 한다.
이런느낌도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듯 싶다.
뽀드득~ 뽀드득~ 하얀 눈길을 걸으며 캄캄한 어둠을 뚫고 얼마쯤 걸었을까~
뒤돌아보니 해가 올라오고 있었다.
유담폭포라고 했던가~~
꽁꽁 얼어붙었다.
그래도 아주 작게 들리오는 청아한 폭포 물소리가 듣기 좋다.
올라오며 어둠속에 살짝 보이던 칼바위도 봤지만
그렇게 칼바위가 멋져보이진 않아 사진은 찍지 않았다.
눈보라에 칼바람에 장갑을 낀 상태로 사진을 찍다보니 'M"모드로 설정이 되어 어둡게 나온 두장의 폭포사진
한참 오르다보니 일출 보고 아침을 드시고 하산하시는 등산객들이 드문 드문 내려온다.
그분들 왈, 일출은 안되었고 힘들어도 조금만 힘내시면 장터목 대피소가 나온다고~
장터목 대피소 상황까지 전해주신다.(인산인해라고)
물어보지 않아도 알아서 답해주시는 산객분들이 참 고마울때가 있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눈보라에 정신이 하나 없이 올라오다보니 장터목 대피소가 코앞이다.
장터목 대피소의 눈꽃과 상고대가 장관이었다.
거기다 눈보라가 만든 굵다란 눈두깨들도 볼만했다
사진보다 보는게 더 감탄을 금치 못하게 했다
칼바람이 장난 아니게 불어대서
아름다운 눈풍경은 찍고 싶은데 마음처럼 찍는것 조차 귀차니즘
장터목 대피소에서 몸 좀 녹이고 그 다음부터 찍을 예정이었다.
바다에 칼라 산호가 있다면
겨울산엔 아름다운 하얀 산호가 있다는 것.
눈이 너무 내리고 눈보라가 심하게 치는 바람에
경사로는 더 경사로가 되고
계단도 실종 되고
와~!
와~와!~이렇게 탄성을~
대피소 들어가서 빨리 점심을 먹긴 해야겠는데
또 이런풍경보니 장터목 대피소 근처에서 느려지는 발걸음.
풍경이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는 것
장터목 대피소 도착.
바람이 얼마나 센지 사람도 날릴 기세이고 대피소 출입문도 열렸다 답혔다를 반복한다.
장터목 대피소에 들어서니 산객님이 하산하면서 들려준 말 그대로 인산인해
자리가 없어서 조금 기다리고 점심을 먹으며 추운 몸을 충분히 녹이고 나간다.
막상 나가려니 또 칼바람이 무섭고.ㅋ
천왕봉 밟긴 해야하고
가자! 부딪히자!
몇번이고 바람에 넘어질듯 하면서 그렇게 사진을 담으며 간다.
천왕봉 정상 기온은 영하 15~16도 정도 되었을듯
지나는 모든 산객님들 눈썹도 속눈썹도 머리도 모자도 온통 하얗다.
산에서 멋 부릴 여력도 없이 얼굴들을 모두 꽁꽁 싸맨 사람들
어쩔수 있나~ 이 추위에
나역시도...
우와~! 멋진 눈꽃!
파란하늘 나와라~!ㅋ
하얀 티셔츠 하나 눈꽃가지에 걸려있네~
기암에 위풍당당 멋진 분재소나무.
하늘이 열릴듯 말듯~ 열어줄까~ 말까~
아주 애간장을 태운다.
그러더니 몇초간 파란하늘 열어주고 또 희색으로 문을 닫아 버린다.
그냥 파란하늘 계속 열어주면 좋으련만은..
그럼 완전 환상적인 눈꽃이 연출 될것을...
그래 그냥 주는 풍경으로 만족하자! 생각하면서
눈길을 헤치고 칼바람을 헤치며 걷는다.
하늘이 열리니 눈꽃도 풍경도 살아나고 대박!
칼바람이 만든 눈 웅덩이 작품.
두께가 장난 아니었다.
통천문.
사진을 찍는데 바람이 너무 세서 취객처럼 휘청~
천왕봉.(1.915m
그 강추위에 줄을 길게서서 인증샷을 했다.
얼굴이 너무 얼어서 이 사진으로~ㅋ
천왕봉은 연일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서 빨리 내려가고 싶었다.
다음엔 연초록이 일렁이는 연분홍 철쭉이 방긋 웃어주는 5월에 올라
천왕봉에서 예쁘게 인증샷 하고 싶다.
부부새인가~
연인인가~
너무 추워 그런지 날아갈 생각을 않는다
개선문 바위
법계사.
법계사 바로 아래 로타리대피소
로타리 대피소는 장터목 대피소보다 한산했다.
들어가서 쉬다 갈까~ 하다 빨리 하산하려고 그냥 내려간다
하산하면서 바라본 하얀 천왕봉.
망바위.
마치 병아리가 깨어 나올듯한 느낌.
산 아래쪽은 새벽에 내렸던 눈이 하산할때 다 녹아버렸다.
하산종료.
주차장 내려가면서 바라본 천왕봉
등산한 코스: 중산리 주차장- 통천길-유담폭포- 장터목 대피소- 제석봉- 천왕봉- 법계사- 로타리 대피소-중산리 주차장
(보통 로타리 대피소로 해서 천왕봉으로 등산을 하는데 계단이 많아 힘들것 같아 장터목 대피소로 올라갔다.선택 좋았음)
등산 소요시간:장터목대피소 점심 포함.(인산인해) 대략 9시간 40분
( 영하권으로 날씨도 많이 추웠고 눈보라에 칼바람에 장난 아니었던 날.)
하지만 눈꽃.상고대 풍경 대박!
가슴 뻥!
겨울눈꽃 산행으로 덕유산. 무등산 소백산. 강원도 오대산을 꼽지만
지리산의 눈꽃산행도 환상적이다.
또 오고 싶은 지리산. 뷰티풀!